
관념 속 숨은 유희를 찾는 예술 취향 - 작가 이승희
중국 북송시대 소동파는 시인이면서 그림에도 능한 철학자며 정치가였다. 어느 날 한 지인이 그를 찾아와 대나무 그림을 부탁했다. 마침 주변에 먹(墨)이 없고 붉은색 안료뿐이어서 그것으로 대나무를 그려주었다. 그 붉은 대나무 그림을 본 지인이 크게 실망하며 묻기를 “세상에 붉은 대나무가 어디 있소?”라고 했고, 그에 소동파가 답하기를 “그럼 세상에 검은 대나무는 있소?”라고 되물었다. 2020년 3월 27일(금)부터 6월 14일(일)까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 전시<이승희: 2020 TAO>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 <기억(Memory)>에 담긴 일화다.이승희 작가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진 전통적 관습을 전복시키는 현대적 개념을 찾아 그것을